전통의 아름다움과 현대의 감각이 만나 빛나는 자개공방이 있다. 수백 년의 역사와 정성이 깃든 자개 장인은 한 점 한 점 정성껏 옻칠된 자개 조각들을 맞춰가며, 단순한 장식품을 넘어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고유의 빛과 무늬를 가진 자개는 우리 생활공간에 특별한 품격과 따뜻한 자연의 향기를 불어넣어 준다. 전통기법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의 디자인 감각을 더해, 세대를 잇는 아름다움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경기 하남시 ‘묘한자개공방’ 이정은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 [묘한자개공방] 내부 전경 |
Q. 귀 사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나전칠기’라는 단어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자개장’이라는 말은 어릴 적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 역시 어릴 적 어머니께서 아끼시던, 이야기와 그림이 담긴 화려한 자개장이 안방 한쪽에 놓여 있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고급스럽고 귀한 존재였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가정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익숙한 물건이기도 했지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지나가던 우리의 자개 문화는 최근 ‘K-컬처’ 열풍과 함께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저 역시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생겼습니다.
평소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선물하는 것을 좋아했기에, 힐링과 취미생활을 겸해 친근하지만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나전칠기를 다시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어렵게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아 명인께 전통 나전칠기 공예를 배우기 시작했죠. 하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 검색만으로는 배우기 쉽지 않았고, 대부분의 교육 기관이 지방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졌습니다.
나전칠기는 고가의 대형 제품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젊은 세대와 일상에서 점점 멀어지는 듯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단한 작가의 작업실이 아닌, 취미 미술학원이나 뜨개질 공방처럼 누구나 부담 없이 찾아와 자신만의 귀한 작품을 만들고, 직접 사용하거나 특별한 선물로 전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또한 옻칠의 효능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고가의 이미지 때문에 쉽게 접하기 어려운 현실을 보며, 나전칠기를 보다 대중화할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나전칠기 제품이 비싼 이유는 기본 재료비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수작업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취미로 직접 제작할 수 있는 공방을 통해 가격 부담을 줄이고, 많은 분들이 나전칠기를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일석이조라 생각하며 공방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Q. 귀 사의 주요 프로그램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나전칠기에 대한 기억 대부분이 어릴 적 장롱이나 큰 서랍장 같은 거대한 가구로 남아 있어, 많은 분들이 아직도 그런 큰 가구만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작은 공간 위주의 주거환경이 보편화된 요즘, 무거운 가구는 인테리어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자개는 빛을 받아야 그 아름다움이 빛나기 때문에, 저희 공방에서는 악세서리, 구두 코사지, 휴대폰 케이스, 벽걸이 거울, 현관 걸이 등 비교적 작은 소품 위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가볍게 나전칠기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도 운영하고 있지만, 좀 더 깊이 있게 나전칠기를 경험하고 싶지만 긴 시간을 투자하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4주 프로그램도 마련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옻칠의 뛰어난 효과인 전자파 흡수와 원적외선 방출을 체험할 수 있으며, 전통 나전칠기 방식으로 휴대폰 케이스를 제작합니다. 공방에서 옻칠의 첫 번째 바탕칠을 하고, 개인이 직접 자개 디자인을 한 후 다시 옻칠을 하는 반작업 방식으로 진행되어 나만의 특별한 작품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자개 디자인은 전통적으로 배우기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저희 공방은 레이저 컷팅기를 활용해 개인 손그림을 자개로 정교하게 잘라내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덕분에 누구나 쉽고 자유롭게, 정해진 틀 없이 자신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작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더불어, 정규 나전칠기 수업에서는 본인이 원하는 기물을 가져와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으며, 별도의 시험 준비 수업 없이도 ‘국가유산수리기능자-옻칠’ 자격시험에 도전해 국가공인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합니다.
Q. 귀 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처음에는 전통 나전칠기 수업만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지금은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 여러 가지 새로운 수업도 만들고 주문 제작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틀은 갖추고 있지만, ‘내 공간에 누군가를 들이는’ 느낌이 아닌 누구나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만들고자 공방을 시작했기에, 언제든지 사람들의 필요와 관심사에 맞춰 유연하게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나전칠기뿐만 아니라 작업 공간이 필요해 방문하는 분들도 계시고, 더 이상 배움이 필요 없는 분들을 위해서는 칠장 공간 대여 서비스를 운영하며 취미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분들이 직접 만든 작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스마트 스토어도 개설하여 함께 운영하고 있어, 공방이 단순한 배움의 공간을 넘어 창작과 나눔이 이루어지는 커뮤니티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Q. 귀 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공방을 운영하며 만나는 모든 분들과의 소중한 만남이 저에게는 큰 보람이자 잊지 못할 추억이 됩니다. 의상디자인학과 졸업작품에 자개를 활용하고자 찾아오신 분도 있었는데, 의상 분야에서는 전문가이지만 자개의 특성에 대해서는 잘 몰라 서로 의견을 나누고 도움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저에게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또한, 전통 고가구 사업을 운영하는 젊은 사장님도 직원들이 있지만 기본을 익히기 위해 직접 배우러 오셨고, 화실을 운영하시면서 나전칠기와 접목해 작품을 발전시키려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렇게 다양한 분들이 배우러 오시는 만큼, 저 역시 그분들을 가르치며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하는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 ▲ [묘한자개공방] 나전칠기 작품 |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가까이 있지만 점점 멀어져 가는 나전칠기가 보다 대중화되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취미 문화로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우리나라의 특별한 전통문화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살아 숨 쉬는 소중한 문화가 되길 바라며, 저희 공방이 그 속에서 누군가에게 작은 힐링과 쉼터가 되는 공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꿈꾸고 있습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등록하지 않으시더라도 편하게 방문하셔서, 부담 없이 가볍게 둘러보고 가셔도 됩니다.






